트랜스포머 4 (사라진 시대 : Age of Extinction, 2014) 가 드디어 개봉을 합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우리에게 많은 충격과 센세이셔널함을 안겨주었던 작품들 중 하나였죠. 이 시리즈는 영화 줄거리의 참신함 보다는, 최첨단 로봇의 변신 과정을 멋들어지게 재현해 낸 헐리웃의 기술력에 경탄을 아끼지 않도록 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로봇의 변신 장면과 이 로봇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면들은 마치 실제 모습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고 현실적이었기 때문이었으니까요.
특히 트랜스포머 1편에서 오토봇이 변신한 후 한데 모이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이 깊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로봇 변신 만화를 보며 즐거워 하던 추억과,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멋진 로봇들의 모습에 대한 감동이 뒤섞여 영화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었죠. 또한 이 로봇들은 차가운 기계로 만들어졌다고 하기에는, 인간보다도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개체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팬들로부터 '옵대장' 이라는 애칭을 얻은 옵티머스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함께 정의로움도 가지고 있는 믿음직스러운 캐릭터였죠. 범블비와 샘 윗위키와의 우정도 인간들의 그것보다 진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오히려 오토봇을 좀처럼 신뢰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디셉티콘보다도 더한 악함을 보여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죠. 심지어 트랜스포머 2편에서는 메가트론의 충복이 되어 인간을 배신하는 캐릭터도 등장했었습니다.
물론,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디셉티콘의 지구정복에 맞서 오토봇이 인간과 힘을합쳐 승리한다는 내용으로 정리해 볼 수가 있거든요. 영화는 그 싸움을 오토봇과 메가트론이 어떻게 싸우는가를 표현하는 것에 더 치중을 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엉성한 이야기 얼개가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트랜스포머 3편에서는 갑자기 튀어나온 샘의 새 여자친구가 난데없이 메가트론과 협상을 벌이기 시작할 정도이니까요. 각 캐릭터들의 설정도 다소 단편적인데, 옵대장을 비롯한 정의로운 오토봇 무리, 시시탐탐 지구를 노리는 디셉티콘 무리들, 그리고 약간의 배신자, 어리버리하지만 순수한 주인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싸우기에 바빠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일관성 있는 심리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지극히 선함과 지극히 악함이라는 단 두개의 대립각을 세우며 누가누가 더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면서 잘 싸우나를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사실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만화로부터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와 같은 단순한 대립구도와 줄거리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갈 만도 합니다. 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우리편' 아니면 '나쁜놈'이라는 단순한 구도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메가트론은 훨씬 더 해학적이며 멍청하게 그려지는 경우도 종종 등장합니다. 마치 포켓몬스터의 로켓단이나 아기공룡둘리의 꼴뚜기 왕자처럼 사악함을 가지고 있으나 늘상 당하는 엉성한 악당의 일면을 담당할 때가 있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가 영화보다 좀 더 입체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트랜스포머는 우리가 상상만 하던 로봇들의 모습을 가장 현실적인 모습으로 실감나게 표현해 내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릴 적, 그레이트 다간과 미래용사 선가드가 어떻게 저런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지 궁금했던 사람들에게 트랜스포머 속 로봇들의 변신은 그들의 호기심을 십분 충족해 주는 종합 선물세트와도 같습니다. 또한 영화 시리즈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최신 자동차의 모습과 헐리웃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덧붙여 지면서 훨씬 더 감각적인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영화가 얼마만큼 짜임새 있는가 없는가를 떠나, 로봇 영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영원히 고통받는 옵대장
이런 차 한 대만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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