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eel/영화라면 팝콘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 2012)

by Ms. Jane 2013. 8. 30.

 

 

 

영화 '브레이브하트' 의 배경이 되는 스코틀랜드는 비장함이 감도는 야생의 땅이었습니다. 온 몸에 푸른색을 칠한 전사들이 '자유'를 외치며 벌판을 내달리는 모습은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네요. 특히, 그 당시 자유분방한 젊은 전사로 분한 '멜깁슨'의 모습은 비장하며 아름다웠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방영했던 드라마 '추노' 의 대길이가 옛 기억 속의 멜깁슨과 비슷한 듯도 하네요.

 

 

'메리다와 마법의 숲'과 '브레이브 하트'의 공통점은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신화를 바탕으로 '메리다'라는 공주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영화 곳곳에 스코틀랜드의 자연이 묘사되고 있지요. 그러나 브레이브 하트의 스코틀랜드가 비장하고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면, 메리다의 스코틀랜드는 신비롭고 유쾌하며 몽환적인 모습에 좀 더 가깝습니다.

 

메리다에서 볼 수 있는 배경은 깊고 어두컴컴한 숲입니다. 이 곳은 메리다가 궁사의 꿈을 이루기 위한 꿈의 공간이자, 가족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도피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곰에게 당하는 위협적인 공간이기도, 마법과 주술이 걸려있는 미스테리하고 알 수 없는 공포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복합적인 이야기가 숨어있는 숲 속에서 메리다는 모험을 합니다. 처음에는 부모로부터 독립하고픈 마음에 무작정 찾아갔었으나, 나중에는 곰으로 변한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하게 되지요.

 

 

 

 

 

 

 

 

 

 

 

 

 

 

 

 

 

 

여느 픽사의 영화처럼  메리다는 수많은 난관을 겪으며 성장해나갑니다. 마치 '쿵푸팬더'의 포처럼, 영화 '슈렉'의 슈렉과 덩키처럼 말이지요. 그저 자유분방하고 반항하기 좋아하는 10대 소녀인 메리다가, 곰의 공포와 조우하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모습은 매우 교훈적입니다. 단지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운명에 맞서 당당히 싸우고 개척하라는 메시지를 안겨주거든요. 곰으로 변한 어머니를 지키거나 주술에 빠진 또다른 곰을 성불(?) 시키는 모습은, 가족의 사랑을 되찾고 자기 내의 공포와 맞서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는 하나의 상징을 표현한 듯도 합니다. 덧붙여, 정신없는 주변 인물들.. 세쌍둥이와 스코틀랜드 전사들은 영화를 즐겁게 하는 감초들로 등장합니다.

 

물론,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서양적인 가족관을 내세운 영화입니다. 디즈니사의 전형적인 '반항하는 10대' 혹은 '가족의 사랑으로 고민해결' 등과 같은 플롯을 기저에 깔아두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곰' 이야기나 '스코클랜드 숲'의 신비로움은, 기본 줄거리에 묻혀 주변도구 정도로 보이기도 합니다. 풍자와 의미있는 메시지를 종종 표현해왔던 픽사의 애니메이션치고는, 디즈니의 색이 많이 입혀진 작품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