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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Ri[an]/Writing One

[Present](3)

by Ms. Jane 2016. 3. 28.

#  쿠폰 받으셨어요?

 

처음에는 호텔 이벤트인 줄 알았다. 장기 투숙 고객에게 선물해 주는 무료 식사 쿠폰, 뭐 이런 이벤트인 줄 알았던 것이다. 사실 한 끼에 9,900원짜리 아침 식사는 다소 돈 아까운 일이었는데, 이렇게 무료로 한끼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다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긴 했다. 물론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이벤트의 정점에는 오과장님이 있었다.

 

"그... 쿠폰 받으셨어요?"

 

하면서, 오과장님은 늘 나를 불러세웠다. 낯선 사람이 자꾸 말을 걸고 아는체를 하는데, 경계하지 않을 리가 있나. 일단은 밥을 공짜로 준다니 받기는 했다만, 나는 민망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해서 죽을 맛이었다. 게다가 이 쿠폰은 거의 매일 받을 수 있었다. 오과장님이 오프일 때에는, 어김없이 다른 직원이 체크인을 하는 내게 선물로 쿠폰을 주고는 했다.

 

아마도 보름은 넘게 무료 쿠폰을 받았을 것이다. 오과장님에게 받아 온 쿠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나서 가만히 보고 있을려니, 약간은 미묘한 감정이 배어 올라왔다. 그런데 여기는 이런 행사를 왜 이렇게 오래 하는 것일까. 오과장님은 왜 이렇게 나를 챙겨주시는 것일까. 누군가에게 밥을 사주는 행위만큼 정겹고도 다정한 일이 또 있겠냐는 생각도 물론 들었다. 당시의 나는 너무나도 힘들고 외로웠기 때문이다. 따뜻한 아침식사 한끼가 그렇게나 고맙고도 반가웠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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