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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Ri[an]/Writing One

[Present](7)

by Ms. Jane 2016. 4. 1.

#  네 그래요, 당연히 그렇겠죠.

 

 

남자의 마음은 갈대라 했다. 나는 이 이론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첫번째 노력은 조공이었다. 연예인처럼 팬질을 하면서 간식거리를 드리려고 했던 것이다. 로비에 간식거리들을 매번 갖다놓기에는 금전적, 시간적 노력이 다소 들어갔던 이유에서였다. 예산이 점차 바닥남에 따라 이전처럼 좋은 빵과 과일은 드릴 수가 없었지만, 가벼운 초콜렛이나 음료수 정도는 드릴 역량이 충분히 된다는 자신감을 장착한 채 였다.

 

해서 나는 유자차를 드리고, 쵸콜렛을 드렸다.

 

오과장님은 고맙게 받았다. 그리고는 다시 장난스러운 오과장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정산의 압박은 있었지만, 그의 융통성 있는 일처리 능력 덕분에 편하고 안락하게 리안 생활을 즐길 수가 있게 되었다. 가만히 보니 센스도 있는 분이었다. 소탈하기도 했다. 내가 주는 커피 한잔에, 일부러 "맛있네요"를 연발하며 일부러 내 앞에서 마시고 있는 오과장님을 보니, 새삼 뿌듯함이 몰려온다. 사실 뿌듯함과 흐믓함이 올라오면 안되는 시점이었는데, 오과장님 덕분에 그 순간 만큼은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다행이다.

 

"그... 정산 어떻게 하실 거예욧!"

"카드키가 불량인데요?"

"히터가 잘 된다구요? 당연히 그렇겠죠." 

 

예전처럼 걱정해 주는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장난스러운 오과장님으로 돌아와서 나는 적잖이 기분이 좋았다. 이전에는 내 얼굴도 잘 보질 않았던 그였지만, 이제는 내 얼굴을 똑바로 보기도 하고 정산을 하면서 콧노래도 흥얼거린다. 오과장님 역시 좋은 일이 생긴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팬질은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것만 해도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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