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며 대체 인생이란 뭔가 싶더군요. 잘 나가던 디자이너에서 하루 아침에 무일푼 거지가 되었고, 아버지마저 떠나보낸 주인공을 보며 떠올린 생각입니다. 죽는 것 마저도 마음대로 되질 않고, 결국아버지의 고향인 엘리자베스타운으로 터덜터덜 떠나는 드류(올랜도 블룸).
울며 겨자먹기로 도착한 곳이었지만, 엘리자베스타운은 드류에게 치유가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시끌벅적하고 귀찮기만 한 일가 친척들이었지만, 드류는 그곳에서 아버지와의 추억을 느끼며 감정을 정리해 나갑니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클레어는 드류의 마음을 가장 잘 달래주는 대상이었습니다. 사랑이야 말로 방황하는 영혼을 가장 잘 보듬어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었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톨스토이가 '사랑'으로 사는 것이라고 대답하였듯, 삶의 무게에 지친 드류에게 사랑이야말로 가장 큰 안식처가 되는 듯 싶었습니다.
물론 방황하는 젊은이를 연기하는 올랜드 블룸은 낯설고 어색하기까지 합니다. 금발의 엘프인 '레골라스'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어둡고 어설픈 모양새의 주인공은 잘 와닿지 않는 이유도 있겠고, 클레어와 사랑을 느끼게 되는 감정선이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다는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사실 그다지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사는게 힘들고 벅찬 현대인들에게 '치유'를 선물한 올랜드 블룸은 그 존재 가치를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치유'와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트렌드인 만큼 살기가 팍팍한 시대입니다. 각자의 엘리자베스타운을 찾아가는 여정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잘생겨서 더 마음짠한 올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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