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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Tangled, 2011) : 캐릭터 비틀기가 선사하는 웃음 '라푼젤'은, 참 특이한 영화입니다. 전통적인 디즈니 공주가 갖춰왔던 우아함과 기품 혹은 용감함이 주인공 라푼젤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 보다 라푼젤은 흔한 10대 아이들이 보여주는 사춘기 감성과 불안정한 감정기복을 가지고 있는 산만한 소녀에 더 가깝습니다. 오랜 기간 갇혀 살면서 몸에 밴 '대인기피증' 혹은 '지나친 경계심'은 라푼젤이 집을 떠나며 느끼게 되는 장면에서 보였던 '조울증' 정서에서 잘 드러나게 되죠. 이와 같은 비틀기 정서는 다른 캐릭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라푼젤의 남자친구로 등장하는 유진도 특이한 캐릭터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알라딘도 아닌 것이, 무려 '도둑' 신분을 가지고 있는 남자 주인공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알던 디즈니의 남자들은 용감하고 정의로운 성품을 가지고 있으며.. 2014. 7. 1.
마우스 헌트(Mouse Hunt, 1998) :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생쥐가 왔다 삶이 고통인 형제가 있습니다. 되는 것 하나 없고, 늘쌍 실패뿐인 인생이었거든요. 그나마 돌아가신 구두쇠 아버지가 남겨주신 낡은 집 한 채도 생쥐의 방해 탓에 제대로 팔리지가 않습니다. 인간과 생쥐의 싸움은 어찌보면 사활을 건 생존의 혈투와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사사건건 방해를 놓는 생쥐와, 이 생쥐를 잡는 두 형제간의 싸움은 마치 톰과 제리를 보는 것처럼 유쾌하고 즐겁니다. 또 이 생쥐의 머리는 어찌나 영리한지, 인간인 두 형제의 머리를 합해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죠. 매번 당하기만 하는 형제의 모습은 측은할 정도였습니다. '나홀로 집에'에서 어린 케빈에게 죽도록 당하는 도둑의 모습을 떠올리게까지 했죠. 하지만 톰과 제리의 두 개체가 결국은 공생관계였듯, 이들 형제와 생쥐와의 다툼은 어딘지 모르게 귀엽.. 2014. 7. 1.
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 2010,2012) 참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입니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어린이들이 보고 웃고 떠들 수 있는 오락적인 요소와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감동적인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는 영화거든요. 우선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무한 자극할 수 있는 "드래곤의 세계"는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공간입니다. 이 곳에서 나약하기만 한 주인공 "히컵"이 진정한 영웅으로 탄생하는 모습은 분명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고 말입니다. 더군다나 "투스리쓰"를 포함해 매 장면마다 등장하는 개성 넘치는 드래곤들의 모습은 애니메이션의 재미를 더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게다가 '드래곤 길들이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른들도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재밌고 웃긴 장면들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드래곤 .. 2014. 6. 25.
마블 코믹스 원작의 영화들 보기 만화와 영화의 만남은 늘 새롭고도 설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머릿 속으로만 상상했던 만화 속 무대가 실사화 되어 내 눈앞에 펼쳐졌을 때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이지요. 마치 후텁지근한 여름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훅 불어올 때 느껴지는 선뜩선뜩함이 내 끈적끈적한 피부와 조우했을 때 느껴지는 뽀송뽀송한 쾌감과도 비슷할 겁니다. 특히 마블 코믹스와 같은 만화가 거대 헐리웃 자본과 만나게 된다면 그 결과물은 굉장한 파급력을 지니게 됩니다. 물론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예술성을 찾아 보기가 힘이 듭니다. 간혹 조악한 스토리로 비난을 면치 못하는 영화들도 종종 등장하구요. 화려함과 볼거리에만 치중하다 보면 이와 같은 맹점이 드러나게 되거든요. 하지만 최근에 개봉되는 마블 군단의 영화들은 보다 탄탄한 .. 2014.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