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형제가 악의 무리를 퇴치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잘생긴 외모와 매력적인 몸, 그리고 우수한 찬 얼굴... 이들의 외모만 놓고 본다면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히어로물에 가까운 작품이 나올 법도 합니다.
우리 불렀냐?
#1. 형제는 용감했다.
하지만 샘과 딘의 인생은 탄탄대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 형제의 인생은 버겁기만 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두 악마의 놀음에 잊어버리고, 자신들은 그 악마에 대항하여 싸워야 한다는 기가막힌 운명이 둘 앞에 놓여 있었던 것이죠. 더군다나 샘과 딘은 자신들이 지옥과 연옥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경험도 감수해야 합니다. 분명 샘과 딘은 악의 무리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영웅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들은 영광을 누리기는 커녕 개고생을 사서 해야만 하는 겁니다.
형제가 처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형제 간에 느껴야 하는 심리적 갈등입니다. 이들은 매 시즌마다 자신의 형제를 구해야 하는가, 세상을 구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맞서 첨예하게 대립을 해야만 했죠. 처음에는 성격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였습니다. 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샘과, 감성적이고 본능적으로 판단하는 딘의 판단이 합일점에 이르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어요. 이들은 서로를 생각해 준다는 명목하에 자신이 불구덩이에 빠져드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특히 시즌 8과 9에 이르러서는 샘을 살리기 위해, 딘이 샘의 몸 속에 정체를 숨긴 천사를 받아들이는 거래도 감행하였죠.
이자식이?
#2. 슈퍼내추럴의 세계관
선과 악의 대결은 슈퍼내추럴의 감상포인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슈퍼내추럴에서 선보였던 세계관은 그야말로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현실 세계였습니다. 시즌 1에서 주로 보여지던 내용 중에는 전설 속의 괴물과 초자연적 물체 등이 많았죠. 그러다 슈퍼 내추럴의 세계는 악마와 인간 혹은 지옥계와 천상계 사이의 대립 구도를 보이는 곳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시즌 2 이후의 세계는 지상계를 호시탐탐 노리는 악의 무리로부터 현실 세계를 지키기 위한공간이었습니다. 역시나 샘과 딘은 악마들의 무리로부터 인간계를 보호하는데, 여기에서는 십자가와 성수 등, 기독교적인 요소들이 많이 배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즌 4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세계관이 하나 더 추가됩니다. 바로 천사 카스티엘이 날아온 그곳, 천상계이죠. 흥미로운 점은 슈퍼내추럴에서 보여지는 천상계가 그리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곳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천사들도 전쟁을 하고 쿠테타를 일으키고, 자신의 야욕을 위해 남을 제거합니다. 즉, 슈퍼내추럴에서는 이제까지 천사들이 '선'을 대변한다는 우리의 믿음을 사뿐히 비틀어, 여느 인간과 다름 없는 천사 캐릭터들을 여럿 배출해 낸 것입니다. 시즌 9에 이르러서는 '메타트론'이라는 천사가 등장하는데, 이 천사야 말로 이 비틀리 기법을 통해 탄생된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카대리' 카스티엘이 목숨을 걸고 대항하는 주적이기도 하죠.
한편, '악'의 대표주자라고 여겨지던 지옥의 왕도 슈퍼내추럴에서는 성장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전 시즌들에서 매우 교활하며 잔인한 캐릭터를 담당했던 '크라울리'는 시즌 후반부로 갈 수록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종잡을 수 없음을 표현합니다. 사실 이것은 윈체스터 형제로부터 당한 '인간피' 주입에서 시작된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옥의 전사인 '아바돈'에게 왕위를 빼앗겨 낙심한 크라울리와, 과거에서 데려온 아들을 살려주는 아버지 크라울리, 어쩔 수 없이 딘에게 협조하는 크라울리의 모습은 '절대 악'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약하죠. 역시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신했던 겁니다.
#3. 운명이란 무엇인가?
그래서 슈퍼내추럴에서 볼 수 있는 갈등 구도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샘과 딘이 끈끈한 형제애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느껴야 하는 서로간의 갈등. 또 하나는 천사와 악마가 각각 그들의 탐욕을 위해 벌이는 싸움에서 비롯되는 선과 악에 대한 근원적 갈등, 마지막 하나는 매우 고통스러운 운명과 싸워야 하는 윈체스터 형제의 내적 갈등이죠. 슈퍼내추럴을 감싸고 있는 기본 에너지는 바로 이들 갈등구도였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에피소드들은 다소 어둡고, 잔혹하고 모호한 구석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인 윈체스터 형제가 그려나가는 모험의 본질은, 바로 이 갈등 투성이인 거대 운명 앞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운명을 개척하는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샘과 딘이 잔혹한 위험에 대처하는 방식은 다소 익살스럽고 유쾌하고 유머러스하죠. 늘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운명 속에서 샘과 딘 형제는 항상 열심히 과업을 수행하거든요. 여기에 또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천사 카스티엘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 주는데, 진지한 카스티엘의 성장기는 매 시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절대선도, 절대악도 존재하지 않는 복잡한 세상에서 오늘도 용감무쌍하게 살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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