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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면접의달인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하기 1편

by Ms. Jane 2014. 7. 20.

 

 

 

 

 

  자다가도 하이킥을 날리고 싶은 과거가 있습니다. 중학교 때 특별활동을 하며 겪었던 에피소드인데, 나는 참 멍청한 학생이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일화입니다. 당시에는 CA 활동이라고 해서, 누구나 등록해야 하는 특별활동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토론반'을 들게 되었습니다. 나름 무슨 대회를 대비하기 위한 명목으로 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대체 무슨 생각으로 토론을 하겠다고 나섰는지 모를 일입니다.

 

 본래 토론이라 하면 사람들 앞에서 논리정연한 논지를 펴는 언어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 입장도 명료해야 하지만, 설득을 위한 그 논거 역시 영리하고 논리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정말 말하는 사람의 지식 밑천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여길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토론은 말하는 사람이 얼마만큼 생각하는 힘을 지녔는가를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의 저는 그다지 똑똑한 학생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준비되지 않은 이야기를 하려면 머릿속이 백짓장처럼 하얘져서 멍청한 이야기만 주구장창 꺼내놓는 수준의 학생이었습니다. 지금의 저도 뭐 그다지 달변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과거의 상태는 심히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 하기사, 뭐 토론을 해봤어야 알죠.

 

 한 번은 CA 활동으로  '교복착용' 에 관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교복 착용을 찬성하는 입장이었는데, 교복의 착용이 활동하기에 불편하다는 상대방의 주장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교복이 불편하면, 체육복을 착용하면 되잖아요!!"  네. 굉장히 없어보이는 발언이었죠. 교실에 있던 사람들은 모조리 뒤집어졌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답변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한동안 후배들로부터 "000 선배들은 잘하는것 같은데, 저 선배는 왜 저런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흠, 그런데  제가 대체 이 멍청돋는 이야기를 왜 꺼냈죠??....

 

 

 

 

 

 

 

물론 저는 똑똑한 인간으로 진화하는 것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돌이켜 보니 저는 여전히 멍청한 인간이더군요. 하지만 남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일에 있어서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간혹 말을 참 조리있게 한다는 칭찬을 받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연습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한 구석이 있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숙지하게 됩니다. 달변가까지는 아니더라도, 눌변가는 면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셈입니다.   

 

 

 처음에 제가 대비했던 방법은 모범답안을 모조리 정리하는 일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할지 미리 예측하여 먼저 정리해 보는 작업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토론의 주제가 '체벌'이라고 한다면, 예상되는 자료와 근거를 모조리 취합해 보는 겁니다. 제가 찬성 편에 선다고 했을 때, 체벌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들고 나올 주장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학생도 인격이 있다, 비인도적인 처사다, 등등 여러가지의 답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주장에 반하는 논지들을 그대로 적어서 대비 태세를 갖추고자 한 겁니다. 즉, 토론에서 막힐 수 있는 지점들을 미리 예측하여 그대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 셈이었죠.

 

 하지만 이것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있었습니다. 준비되지 않는 이야기가 나오거나, 전혀 새로운 주제가 등장할 경우 머릿속이 꽉 막혀 버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정해진 대본을 읽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의견에 맞서 시의적절하게 대처해야 하는 토론에서는, 임기응변 또한 필요한 능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평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꾸준하게 길렀을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는 겁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