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Dorian Gray 2009) 영화를 다 보고난 후, 내 영혼은 어떤 상태일지 궁금했다. 뒤틀려지고 징그럽고 쪼그라든 잔혹한 모양일지, 아니면 그 반대의 모양일지. 한없이 아름답고 젊은 도리안 그레이의 겉모습과는 달리, 그의 영혼이 갇혀 있는 초상화의 모습은 충격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점차 흉측해져가는 그림은, 나이를 전혀 먹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는 주인의 마음을 담보로 잡아두고 있는 듯 했다. 끝내는 괴기스러운 소리마저 내는 초상화의 모습은 공포 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긴장감을 조성하기까지 하니 점입가경이다. 그런데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그의 몰락이 도리안 그레이의 선천적으로 악한 본성탓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었다. 본래 순진하고 아름다웠던 청년이 세속에 찌든 주변 인물(헨리 : 콜린 퍼스)에 의해 쾌락을 .. 2013. 8.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