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토할 때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고양이가 앞에서 알짱거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한 번 머리가 땅에 닿으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편이라 무시하고 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그런데 뭔가 수상했습니다. 고양이가 자꾸 켁켁켁 대면서 제 열굴을 빤히 바라보는게 느껴졌거든요. 눈을 떠보니 리모컨 위에 고이 토사물을 뱉어놓은 채 제 앞에서 켁켁 대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자기 딴에는 이불 시트에 안뭍게 한다고 리모컨 위에다 토해놓은 모양이었습니다. 거기다 일부러 저를 보라고 제가 누워있는 앞에다 토해 놓고는 일어나라고 헛기침을 큭큭큭 하고 있었던 거죠 ㅡㅡ

 

나 토했어, 응? 토했다구. 난 아무래도 아픈거 같애

 

배탈보다는 스트레스애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요 며칠 말썽부리는 것이 많아서 엉덩이를 때려줬더니 시위를 하는 것인지, 응석을 부리는 것인지 먹었던 사료를 죄다 토해놓았네요. 토사물은 찰흙 덩이처럼 동글하게 뭉쳐져 있었는데, 외관상으로는 똥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섭취한 음식이 고양이 사료밖에 없었던 덕분인지 냄새는 그렇게 심하게 나지 않는 편입니다. 고양이는 배탈이 났거나 사료를 급하게 먹은 경우, 혹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에 먹었던 사료를 죄다 토해놓고는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뱃속을 잠시 비워두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탈수가 걱정될 때에는 설탕물을 조금 먹이는 것도 괜찮다고 하구요. 어릴 때 데러왔던 고양이도 자기보다 먼저 왔던 큰 고양이가 괴롭히니 먹었던 사료를 죄다 토해던 적이 있었습니다. 역시 고양이에게나 사람에게나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고양이는 그루밍을 하는 동물이라서 헤어볼을 토합니다. 털을 먹은 후에 일부러 토해내려고 기침을 해대는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양이 만큼이나 괴롭습니다. 고양이가 기침을 하며 괴로워 하다가 노란빛의 액체와 함께 이물질을 토해내는데, 자세히 보면 털뭉치가 보입니다. 헤어볼을 토하지 않게 되면 나중에 소화기관을 막아버리게 되어 위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차라리 조금 괴롭더라도 토해내는게 좋습니다. 이물질을 잘못 먹었을 경우에도 토해낸다고 하니, 고양이 토사물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헤어볼의  원활한 배출을 위해 캣그라스와 같은 섬유제품을 먹이거나 간혹 약품을 먹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약품은 헤어볼을 화학 약품으로 녹이는 것이라서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고양이 집사들이 많습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