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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드라마엔 맥주

장난스런 키스

by Ms. Jane 2014. 7. 27.

 

 

 

 

 

 

 

 

 원작 '장난스런 키스'는 일본 만화가인 '다다 가오루'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머리좋고 잘생겼지만 차가운 성품을 지닌 소년 나오키와 머리는 좀 둔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소녀 고토코가 벌이는 대 연애 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만화였죠. 이 만화는 일본 내에서도 드라마로 제작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대만판 '장난스런키스'인 악작극지문(惡作劇之吻)입니다.

 

 대만판에서 나오키는 '즈슈'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고토코는 '샹친'으로 등장합니다. 원작 만화와 비교해 보았을 때, 이들의 성격과 드라마의 기본 줄거리는 거의 비슷합니다. 대만 배우 '정원창'이 연기하는 즈슈는 여전히 잘생겼지만 차가운 성격으로 뭇 여인네들의 눈물을 짜게 만들고, '임의신'이 연기하는 샹친은 평범하지만 사랑스러운 즈슈 바라기를 연기합니다. 대만 드라마 특유의 호들갑스러운 설정도 분명 존재하지만, '장난스런 키스'는 여러 모로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주는 작품이기도 하죠.

 

 

 

 

 

 

 

 사실 처음에 마주하게 되는 이들의 비주얼은 자못 실망스러움을 안겨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작에서 뛰어난 미남으로 등장하는 나오키의 즈슈버전은 '키만 멀대처럼 큰' 남자 배우에 그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판 '장난스런 키스'의 주인공이 무려 '김현중'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와 같은 비주얼의 차이는 극명하게 생겨납니다. 또한 여 주인공인 '샹친'의 처음 모습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드라마 설정상 평범녀라고 하더라도 '안경만 벗으면 절세미녀'가 되는 우리 드라마 속 여주인공만 보던 시청자들에게, '임의신'의 민낯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을 겁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 수록, 대만판 남녀주인공들의 비주얼이 월등하게 느껴지는 효과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즈슈와 샹친이 그 배역에 맞는 연기를 유감없이 해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우선 샹친은 변함없이 한 소년만을 바라보는 엉뚱순수소녀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그려내었습니다. 잘못하면 진상으로 보이거나 영락없이 오버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는 역할을 그야말로 귀엽고 순수한 캐릭터로 만들어냈던 것이죠. 이것은 임의신이 연기했던 작품의 이전 캐릭터들이 '똑똑하고 딱 부러지는 역할' 일색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즈슈의 작품 속 이미지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설정상 즈슈는 '재수없음'을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얼핏보면 즈슈는 머리는 좋으나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는 무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심지어 일본판 만화책에서 나오키(즈슈)는 자신 때문에 힘든 고토코가 변심을 하는 것 같자, 따져 묻는 여자 주인공의 따귀를 올려붙이는 인물로 등장했었습니다. 이에 반해 대만판의 즈슈는 좀 더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처음 모습은 즈슈도 일본판의 나오키와 같이 재수없고 차가운 성격이었으나, 샹친의 따뜻한 마음씨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되는 모습을 차근차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만 드라마는 호흡도 길고 대사도 많아 보는 이에 따라서는 지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대만판 '장난스런 키스'도 우리나라 드라마에 비해서는 굉장히 긴 드라마입니다. 대만 내 인기에 힘입어 '악작극지문 2'로 제작이 되기까지 하였고 말입니다. 하지만 '장난스런 키스'의 매력적인 두 주인공이 펼치는 이야기에는 그 긴 서사를 상쇄하는 힘이 분명 존재하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막장 드라마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보고서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