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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영화라면 팝콘

광해 (Masquerade : 2012)

by Ms. Jane 2016. 4. 4.

 

 

 

사실 왕이 등장하는 영화는 평가를 내리기가 조금 그렇습니다. 왕의 캐릭터 분석 보다는, 왕의 업적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개 왕이란 극 중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라기 보다는, 역사와 정치에 묶여있는 피사물에 가까웠습니다. 이야기의 전개 역시 매끄럽기 보다는 정치와 역사에 묶여 있는 경우가 높은 빈도로 많았습니다.

 

영화 광해를 보는 시선 역시 말끔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광해를 둘러싸고 있는 역사의 미스테리가 그러하거니와, 광해와 꼭 닮은 그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이유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이병헌이 연기하고 있는 광해는, 적어도 광대의 춤사위 만큼이나 경쾌하고 생동감이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암살, 가케무샤 류의 어두운 영화 속 배경을 상쇄하고 있는 것은, 이를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는 이병헌의 연기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물론 영화의 서사가 밝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월이를 둘러싼 아픈 사건도 그리하였고, 결국 왕의 대역은 청나라로 가야만 했으니 말입니다. 어찌했거나 역사극은, 픽션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의 아픈 정사를 담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영화 중간중간에 보이는 광해의 업적과 민초를 사랑하는 마음은, 오늘날 윗분들이 좀 배워야 하는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게 됩니다. 

 

 또 다른 광해, 이병헌이 연기하는 하선은 익살맞고도 격이 있습니다. 이 이병헌의 광해를 보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영화 '해'를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